Monument Valley
끝모를 대평원에 불쑥 솟아오른 붉은 사암 기둥들
서부영화에서 많이 보던 배경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어디에선가 말을 탄 주인공과 역마차를 몰고 가는 서부 개척민들이 달려 나올것 같고 멀리 불쑥 솟아오른 산 능선 위에선 활을 멘 인디언이 꼬나보고 있는 듯한 분위기가 그대로 묻어난다.
사방으로 끝을 모를 정도로 뻣은 1,600만 에이커에 달하는 드넓은 대평원에 치솟아 오른 거대한 붉은 암석기둥. 나바호 인디언들의 ‘숭고한 성지’인 모뉴먼트 밸리 나바호부족 공원(Monument Valley Navajo Tribal Park)의 모습이다.
이 환상적인 지대는 수백만 년에 걸쳐 바람과 물의 힘으로 생겨났다.
1939년 존 웨인(John Wayne)이 출연한 서부영화 ‘역마차(Stagecoach)’가 이곳을 배경으로 선보이면서 이목을 받게된 곳이다.
나바호 인디언들의 ‘숭고한 성지’
LA에서는 616마일. 40번 Fwy를 타고 가다 89번 N, 다시 160번 N를 거쳐 163번을 타고 애리조나에서 유타주 경계를 넘으면 모뉴먼트 밸리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낮설고 황량한 163번 도로를 타고 주 경계를 넘어 불과 1마일도 못가 오른쪽으로 Monument Valley Rd가 나오는데 모뉴먼트 밸리 로드는 다시 남쪽으로 유타 경계를 넘어 애리조나주로 들어 선다. 바로 목적지인 모뉴먼트 밸리는 유타와 애리조나 주 경계를 두고 양쪽에 걸쳐있다.
우선 방문자센터 바로 뒤쪽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서면 저 멀리 평평한 사막 지평선에 불쑥 솟아오른 이스트(East), 웨스트 미튼 뷰트(West Mitten Buttes)와 메릭 뷰트(Merrick Butte)- 벙어리장갑을 닮았다고 붙인 이름- 3가지 기둥의 환영을 받는다. 석양이나 일출 때 더 화려하게 보이는데 그림엽서나 달력 등을 통해 낯익지만 볼수록 신비한 풍경이다.
바람과 물이 수백만년 동안 깎고 다듬어
방문자센터에서 시작하는 공원 중심부를 관통하는 흙길인 밸리 드라이브(Valley Drive)는 거칠고 울퉁불퉁한 흙길이지만 건기에는 조심해서 운전한다면 대부분의 자동차가 다닐 수 있다.
이 길을 따라 약 십여 개의 분기점을 지나면 엘리펀트 뷰트(Elephant Butte) 및 토템 폴(Totem Pole) 등 또 다른 아름다운 사암 기둥들이 기다린다. 가장 인기 있는 곳 중 하나인 존 포드 포인트(John Fords Point)에 도착하면 나바호 인디언이 직접만든 보석, 도자기, 수공예품 등을 파는 기념품 가판대도 있다.
이곳의 웅장한 자연을 더 깊숙히 자세히 보고 싶다면 나바호 가이드 투어도 있다. 유료 코스로 개인은 못들어가는 곳의 인디언들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밸리 드라이브 외에 오지를 둘러보고 태양의 눈(Suns Eye)과 특히 구멍이 인상적인 바람의 귀(Ear of The Wind)와 같은 사암 아치 볼 수 있고 나바호 부족의 전통 음악을 들려준다. 인디언들은 현재 1,500여명이 살고 있다.
나바호 부족의 가이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 내 유일의 하이킹 트레일은 웨스트 미튼 뷰트를 둘러싼 5.1km 길이 2시간 30여분이 걸리는 와일드캣 트레일(Wildcat Trail)이다. 출발기점은 방문자 센터 주차장 옆이다. 여름에는 더위로 사고를 당할 수 도 있어 식수를 충분히 챙기야 한다.
수십 년간 호텔 굴딩스 랏지 하나만 있었는데 2008년 더 뷰 호텔(The View Hotel)을 지었다. 두 호텔 모두 레스토랑, 소규모 마트, 인접한 캠핑장을 갖추고 있다. 여름에는 호텔에 빈 객실이 없을 때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에는 조금 떨어진 애리조나 주 카엔타(Kayenta), 유타 주 멕시칸 햇(Mexican Hat) 인근 마을 모텔을 찾아야 한다.
캠핑장은 공원 입구를 조금 지나면 하나 있는데 아무 시설도 없는 황량한 벌판에 그냥 RV를 주차하거나 텐트를 쳐야한다. Monument Valley Rd에서 공원 게이트를 만나기 전 왼쪽으로 Oljeto Rd를 조금 들어가면 RV파크를 겸한 Oljeto 캠핑장이 있다. 여기에는 동전 샤워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