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hop
황금빛 아스펜 단풍이 “어서 오라” 날 부른다
캘리포니아에서 가을 단풍을 가장 확실하게 볼 수 있는 지역이 ‘인요 국유림(Inyo National Forest)’이다. 그 중에서도 비숍(Bishop)은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워 산악인, 캠핑족과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비숍은 시에라 동쪽(East Sierra) 산맥의 웅장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오웬스 밸리(Owens Valley) 북쪽 끝에 있다. ‘큰 뒷 마당을 갖고 있는 작은 마을’로 불리는데 해발 4,150피트 높이에 상주 인구는3,700여명에 불과한 조그만 동네다.
작다고 하지만 매년 10월이면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붐비는 동네 중 하나로 손 꼽힌다. 395번 도로 서쪽 산길로 난 168번 도로, 비숍 크릭 냇가를 따라 노란 아스펜(Aspen) 나무들이 줄지어 샛노란 색깔을 뽐내기 때문이다. 이 길을 계속 따라 올라 가면 사우스 레이크(South Lake), 노스 레이크(North Lake)를 지나고 머리에 흰 눈을 이고 있는 사브리나 레이크(Sabrina Lake)까지 다다른다.
비숍에 단풍이 들기 시작하면 시에라에는 눈이 내린다. 눈 덮인 산 봉우리를 배경으로 노랗게 물드는 단풍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이다.
숲속 하이킹과 송어 낚시의 천국
이 길에서 만나는 아스펜 단풍 숲과 호수들, 서로 뚫려 통하는 하이킹 코스들은 산행의 묘미를 더해준다. 말 그대로 산속 청정 호수와 계곡은 송어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사브리나 레이크 주차장은 눈이 녹고 등반 시즌이 시작되면 영화 ‘와일드’로 유명해 진 PCT(Pacific Crest Trail) 구간 중 존 뮤어와 엔젤 아담스 자연 보호 구역(John Muir and Ansel Adams Wilderness Areas)으로 가는 출발지가 된다. 남쪽에 있는 론 파인은 미국 본토 최고봉인 해발 14,505피트(4,421미터)의 마운틴 휘트니(Mount Whitney)를 오르는 출발점이다.
PCT 인요 국유림 일부 지역은 등반 허가증이 있어야 한다. 허가증은 N. 메인 스트리트(N. Main Street)에 위치한 화이트 마운틴 레인저 스테이션(White Mountain Ranger Station)에서 발행한다. 레인저 스테이션에서는 트레일 지도와 여행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비숍 시내는 몇 블록 안되지만 볼 거리는 제법있다. 가장 먼저 이곳의 명소로 손 꼽히는 100년이 넘었다는 빵집 에릭 샤츠 베이커리(Erick Schat’s Bakery)를 들 수 있다. 갓 구어낸 빵과 여러 종류의 과자, 커피 등 음료를 맛 볼 수 있는데 이미 한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곳으로 395번 도로 168에서 385번 도로 북쪽으로 3, 4분 거리에 있다. 풍경 사진 작가로 높이 평가 받는 갤런 로웰(Galen Rowell)의 작품들을 전시한 마운틴 라이트 갤러리(Mountain Light Gallery), 엘크와 버펄로 저키를 파는 마호가니 훈제 미트(Mahogany Smoked Meats)도 들러볼만 하다.
비숍 시내에 모텔이 많고 RV파크도 있다. 산 길 중간에도 Inn이나 방갈로가 많아 숙소 걱정은 그다지 안해도 된다. Inyo National Forest에는 퍼브릭, 그룹, RV팍 등 모두 97개의 캠핑장이 있다. 비숍 크릭 냇가를 따라 가다보면 숲속 중간 중간 좋은 캠핑장이 나오는데 10월 하순부터 문을 닫는 곳도 있으니 미리 알아봐야한다. 여기서 가장 인기 있는 캠핑장을 꼽는다면 단연 포 제프리(Four Jeffrey) 캠핑장이다. 사이트도 많고 화장실도 수세식이다. 캠프장 외곽으로 계곡과 아스펜 단풍 숲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다. 시니어들은 이용료가 반값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