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bstone
타임머신 타고 찾아 간 ‘OK목장의 결투’ 현장
모래먼지 사이로 총잡이가 휘파람을 불며 나타날 것 같은 동네. 조금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는게 19세기 서부개척시대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을 풍긴다.
툼스톤(Tombstone)은 애리조나 남동쪽 끝자락 코치스 카운티에 있는 인구 1,300여명의 소도시다. 이곳이 유명하게 된 연유는 오래전 만들어진 서부영화의 고전, 한국에선 ‘OK목장의 결투(Gunfight at the OK Corral)’ 때문이다.
OK목장의 결투는 1881년 실제로 있었던 사건인데 당시 신문에 크게 보도되었고 주인공 와이어트 어프 형제들의 무용담은 당시 큰 이야기거리가 되었다고 한다.
이 영화의 실제 무대가 바로 툼스톤으로 서부 개척시대 거리와 거리를 어슬렁 거리는 카우보이들과 술집, 보안관 사무실 등의 흔적을 그대로 잘 보존하고 있는 곳이다. 툼스톤은 무덤앞에 세우는 묘비, 비석을 말하는데 그대로 도시 이름이 되었다.
지금도 역마차 다니고 총잡이들 어슬렁
도시라기 보다 조그만 동네 같아 보이는 툼스톤의 메인 스트릿은 지금도 비포장이다. 역마차가 이 거리를 누비고 길거리 모퉁이에는 옛 복장 그대로 총을 찬 총잡이들이 무법천지 시대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술집엔 치렁치렁 당시의 복장을 한 아가씨들이 손님을 맞이한다.
툼스톤은 지금은 옛 영화에 기댄 관광명소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때 애리조나에서 제일 큰 규모의 은광이 발견되어 1870년대초 불과 100여명 남짓하던 인구는 1890년대엔 무려 14,000여명으로 불어나는 등 서부개척의 커다란 붐을 일으켰던 곳이다.
인구가 늘어나다 보니 도박장과 주점 등 유흥업소도 넘쳐나게 되고 덩달아 무법자들도 끼어들어 판을 쳤던 현장이다. 투기꾼과 장사꾼, 건달과 악당들이 몰려 들면서 총잡이들의 총소리가 그치지 않았던 곳.
이 시절의 수많은 사연은 지금도 전해 내려 오는데 여인들과의 사랑, 배신과 권모술수, 우정과 폭력이 난무했던 전설같은 이야기들을 한데 모아 상품화 한 관광도시다.
메인 스트릿에는 당시의 술집이 지금도 영업을 하고 있지만 그때에는 없던 선물가게가 즐비하다.
보안관과 갱들 간의 총싸움을 재연하는 야외 공연장에서는 시간대 별로 공연이 이뤄지고 있다. 명물 술집 ‘Big Nose Kates Saloon’도 그대로 있다. 원래 그랜드 호텔이었던 이 건물은 16개의 객실을 갖춘 당시 애리조나에서 알아주는 최고급 호텔이었다고 한다.
메인 스트릿 뒤 골목에는 현상금 걸린 얼굴들의 빛바랜 전단지가 붙어있는 보안관 사무실과 엉성한 철창, 긴 5각형 관들이 있어 마치 영화 세트장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지금은 없어진 기차역도 그대로 놔 뒀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고 싶거나 서부영화 팬이라면 한번쯤 찾아가 볼만한 곳이다.
인구가 적고 관광객도 거의가 당일치기로 오는 손님들이다 보니 동네에는 호텔이 없고 외곽에 허름한 작은 모텔이 있을 뿐이다. 이 외 숙소로는 Katie’s Cosy Cabins라는 간단한 조리를 할 수 있는 방 1개짜리 캐빈이 있다.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도 없고 외곽에 작은 그로서리 마켓이 있을 뿐이다. 근처에 캠핑장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