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e of Valley
구멍 숭숭 뻘건 암벽… 이름 그대로 불의 계곡
마치 어느 외계 행성이다. 온통 울퉁불퉁 뻘건, 흙도 아닌것 같고 돌도 아닌것 같은 구멍 숭숭 뚫린 이상한 암벽 바위 투성이다. 날씨도 조금 전에 지나 온 라스 베가스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뜨겁다. 15번 Fwy에서 조금 비껴 들어섰을 뿐인데 분위기와 기온이 이렇게 달라지는 곳이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라스 베가스에서 15번타고 1시간 30분 정도 더 북쪽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파이어 오브 밸리(Fire of Valley) 스테이트 파크’는 첫 인상부터 야릇한 곳이다. 이름 그대로 ‘불의 계곡’ 이다. 6월 한낮 온도가 107도였고 밤에도 뜨거운 열풍이 쉬지않고 불어 댄다.
4000년 전 인디언이 그린 암각화
온갖 모양의 형형색색 바위와 지형들, 4000년 전 이곳에 살던 인디언 유적도 있다. 이들이 새겼다는 갖가지 형상의 암각화가 바위 벽에 그려져 있다. 바위에 설치한 철 계단을 타고 올라가서 만나는 4000년 전 그렸다는 암각화는 동물이나 사람, 뜻모를 곡선, 십자가와 상형문자같은 여러가지 형태의 그림을 바위에 새겼는데 묘사와 표현력도 탁월할 뿐 아니라 몇 천년의 세월의 사연을 간직한 옛 화가의 작품을 보는 것 같아 묘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이런 꼭대기에 올라 바위벽에 이런 그림을 그렸다는 것에 존경심을 갖게되고 감탄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몇 억년 전엔 이곳도 바다 밑이었다고 한다. 공원 박물관에서 그 옛날 이곳에 살았다는 물고기 화석도 볼 수 있다. 바위산 곳곳에는 동굴이라고 하기엔 어설픈 크고 작은 구멍들이 많다. 토끼나 다람쥐 굴같은 곳도 있지만 3~4명이 너끈히 들어 갈 수 있을 만큼 큰 곳도 있다.
차몰고 3시간 정도면 모두 돌아 볼 수 있지만 그래도 백미는 속살을 돌아보는 트레킹이다. 트레킹을 하려면 식수를 왕창 가지고 가라고 주의를 준다. 곳곳에 아치스국립공원같은 모양도 있고 브라이스 캐년의 축소판 같은 경치도 볼 수 있다. 바위 위에 아슬아슬 붙어있는 작은 바위는 언제 떨어질까 궁금증을 자아낼 정도. 설악산 흔들바위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울긋불긋 울퉁불퉁 능선을 쳐다보면 어디에선가 얼굴에 검은칠을 한 인디언이 말위에서 활을 들고 꼬나보고 있을것 만 같은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도 있다. 규모는 작지만 태양이 바위 틈새를 비집고 비추는, 마치 앤틸로프 캐년 분위기를 풍기는 곳도 있다. 파이어 오브 밸리는 색다른 경험을 맛 볼 수 있는 장소다.
구멍 숭숭 뚫린 이상한 암벽 바위 내부는
3~4명이 들어가 쉴 수 있을 정도로 넓다4000년 전 이곳에 살던 인디언이 그린 암각화.
라스베가스에서 당일로 다녀 올 수있다. 공원 중앙에RV나 텐트를 칠 수 있는30여개의 사이트가 있다. 대부분의 사이트는 암벽 바위 밑에 패티오와 식수까지 설치되어 있고 바닥도 아주 평평하게 잘 정지되어 있다. 예약을 안해도 되지만 주말에는 꽉 찰때도 있다고 한다. 공원 게이트에서 신청 받는다. 샤워 시설도 아주 잘되어 있는데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