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elope Canyon
“세상에 이런 곳이 있다니…” 말과 글로 다 표현 못한다
자그마한 동굴인데 세상의 온갖 빛과 형상을 골고루 품고있다. 유타주와 애리조나주 경계에서 애리조나주 페이지(Page)시에서 불과 30여분 거리에 있는 앤틸롭 캐년(Antelope Canyon)은 많은 사진작가들에게 인기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지만 일반 관객객이라면 한번 둘러보는데 2시간 남짓 걸리는 자그마한 규모다.
LA에서 540마일 거리에 9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페이지시는 북쪽으로 유타주를 끼고 도는 글렌캐년(Glen Canyon) 준국립공원, 남쪽으로 애리조나 파웰호수(Lake Powell)를 지척에 둔 자그마한 도시다. 이 중 나바호 인디언자치구역인 앤틸롭 캐년은 그랜드 캐년(Grand Canyon) 사우스 림에서 북동쪽으로 2~3시간 거리, 노스 림에서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다.
200~300미터 짧은 동굴속에 세상 신비가 가득
양치기 인디언소년에 의해 발견되었다는 앤틸롭 캐년은 98번 지방도로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Upper와 Lower Canyon 두 곳으로 나뉜다. 보통 관광객들은 Upper쪽을 많이 찾지만 Lower가 훨씬 드라마틱하다. 동굴의 길이는 Upper가 200여 미터, Lower가 300여 미터 쯤 되니 무척 짧은 코스다.
사막 한가운데 엉성하게 지어진 판잣집같은 헌 건물이 앤틸롭 캐년의 관문이다. 이곳에서 입장권을 사고 동굴까지 가는 차를 타는 곳이다. 일반인들은 일단 이곳에 차를 주차한다. 동굴을 관리하고 안내하는 사람들은 모두 나바호 인디언들이다.
동굴을 찾아가려면 승객을 태울 수 있게 나무의자를 설치해 개조한 트럭을 타고 덜컹대며 비포장 사막길을 달린다.
모래먼지 뒤집어 쓰며 15분쯤 달리다 보면 황량한 벌판에 볼품없는 조그만 동굴 입구에 도착한다. “여기가 설마?” 할 정도의 별로 크지않은 규모에 놀란다. 일단 차를 운전 해 온 청년은 여기부터 관광 안내원으로 변신한다.
동굴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턱이 빠져나갈 정도로 ‘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처음에 가졌던 초라하다는 느낌은 저만치 달아나고 눈앞에 펼쳐지는 신비한 절경에 “세상에 이런곳이 있다니…” 눈을 의심하게 한다. 다녀 온 사람들과 많은 사진작가들이 침이 마르게 칭찬했던 이유를 초입부터 실감하게 된다.
가느다란 태양빛에 넘실대는 웨이브 문양들
수억년을 거쳐 바위를 뚫고 동굴을 만들며 흘러내린 물의 흔적이 동굴 벽 전체에 형형색색의 웨이브 문양을 그리며 예술작품을 남겨놓고 있다. 이 웨이브 흔적들은 동굴 천정을 비집고 들어 오는 햇볕에 따라 말로 표현 못할 색깔을 품고 있다. 좁은 틈새를 뚫고 들어 오는 한줄기 빛은 자신이 만화경 속으로 들어간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가이드를 하던 인디언 청년은 능숙한 솜씨로 피리를 불어 그 소리가 동굴속에서 신비하게 메아리 치는것을 들려 주기도하고 바닥의 모래를 흩뿌려 반사되는 빛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보여 준다. 빛과 소리의 잔치는 무척 환상적이면서 오묘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마 어여쁜 장미에도 가시가 있듯 로우 캐년은 1997년 갑자기 쏟아져 내린 폭우으로 인해 관광객들이 미처 피할 틈도 없이 동굴속에서 급류를 이루는 바람에 무려 11명이나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동굴 큼새로 내리 꼿히는 가느다란 태양빛은 신이 인간에게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 같기만 한데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빛줄기가 연출하는 신비의 비경을 보며 비싼 입장료가 아깝지 않다는 기분을 가지게 된다.
페이지에는 호텔, 모텔이 많지만 캠핑장은 없다. 거의가 인근 국립공원에서 캠핑하고 당일치기로 들른다.
주변 그랜드 캐년, 글렌 캐년에 얹어서 찾는게 시간과 경비로 볼 때 효율적이다. 모뉴먼트 밸리, 자이언 캐년, 브라이스 캐년과 함께 지나는 코스에 넣어도 좋다.
바로 지척에 있는 파웰호수는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인공 호수로 그 길이만 무려 180여 마일에 이른다. 유람선을 비롯해 다양한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다.